나는 요즘 '비우기' 꽂혀있다.
원래 뭔가를 잔뜩 쌓아두고 사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는 살림살이를 비롯한 각종 물건들이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그것들을 또 줄이고 정리하려고 생각하고 나서 보니 버릴 것들이 자꾸만 나온다.
최근 들어 나의 인생에 있어서 전환점이 될만한 몇몇 가지 일이 있기도 하고, 마음을 정리하고 싶은 상황이기도 하고, 또 마침 집도 살짝 손 보기로 결정을 했기 때문에 기꺼이 집을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즉각 실행에 옮겼다.
▲ 나의 삶, 나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나의 소중한 다이어리
우리 집에서 매우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가계부와 나의 다이어리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정리해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오늘 아예 날을 잡고 죄다 꺼내놓고 살펴보다가 혼자 울고 웃고를 반복했다. 예나 지금이나 메모를 열심히 하는 나는 메모광!^^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철저하고 꼼꼼한 성격이 가계부와 다이어리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다양한 금융 상품과 각종 부동산, 세법에 대해 상세하게 조사하고 기록해놓았다. 재테크라는 것을 할만한 자금적인 여건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도 참 열심히도 공부했다.
그리고 매일 일어나는 사사롭고도 수많은 일들을 세세하게 기록해놓고 나의 감정을 덧붙여둔 것은 물론이고 일 단위, 주 별 & 월 별 계획과 실천한 내용들을 하나하나 적어놓았다. (물론 계획만 거창할 뿐, 실천을 아예 못한 일들도 어마어마하게 많음!^^;;)
나의 다이어리와 가계부를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열심히, 성실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살아온 내 모습에 괜히 눈물이 났다.
수고했다고 쓰다듬어주고 싶었다.
한동안 아니, 꽤 오랜 시간 동안 무기력증에 빠져 아무것도 못하고 손 놓고 지내오다 요즘 들어 다시 원래의 나의 모습을 되찾아 가려고 시동을 거는 중인데, 오늘 본 내 과거의 삶의 기록이 어쩐지 큰 힘이 될 것 같다.
결국 나는 어마어마한 양의 다이어리와 가계부는 정리하지 못하고 다시 잘 넣어두었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하는 것도 아닌 나 스스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하는 일, 기록.
2021년을 살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똑같은 모습의 다이어리와 가계부를 작성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볼 때 사람이 정말이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아마 할머니가 되어서도 똑같은 모습으로 살겠지...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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