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나는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게 무엇이 되었든 간에 성능, 디자인, 가격, 내구성, 활용도까지 아주 철저하게 알아본 다음, 꼼꼼하게 따져보고 구매를 했다. 값이 다소 비싸더라도 튼튼하고 오래 쓸 수 있는 것을 선호했고, 마침내 나의 손에 들어온 제품은 곱게 잘 써서 남들이 보면 혹시 쓰기는커녕 어디에 고이고이 모셔두는 건 아니냐며 신기해할 정도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물건에 대해 갖고 싶거나 사고 싶은 마음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유는 정확히 콕 집어서 '이거다'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서서히 그렇게 된 것만은 확실하다. 쇼핑하는 게 매우 귀찮기도 하고...ㅎㅎ
차라리 잘 됐다
한 달 전부터 집에 있는 가전제품들이 하나둘씩 고장이 나기 시작했다. 김치냉장고,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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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썼던 글이다.
집안에 있던 이것저것 고장이 나서 버렸지만 다시 구입하지 않고 그냥 살아보겠노라고, 며칠 살아보니 괜찮더라고 썼던 글인데, 지금 우리 집은 그때보다 더 열악해졌다. 다시 사지 않겠노라고 생각했던 건 진짜로 다시 사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대형 오븐, 식기세척기, 소형 커피머신마저도 처분했다. 고장이 난 것이 아니라 상태도 매우 좋고 멀쩡히 잘 작동되는 것이었는데 내가 자주 쓰지 않다 보니 차라리 필요한 사람이 가져다 쓰는 게 낫겠다 싶어 내보냈다. 지금껏 지내는 데에 아무런 불편이 없다.
그런데 하나 아쉬운 게 있었으니 바로 요거트메이커.
요거트메이커는 내가 결혼할 때 사 가지고 온 건데 얼마 전에 고장이 났다. 전원을 켜도, 아무리 오래 두어도 발효가 안 되어서 아까운 우유만 꽤 버렸다. 십수 년을 썼으니 이제 수명을 다한 건가 싶어 버렸는데, 왠지 새로 사고 싶지가 않았다.
일단 요거트메이커 없이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1차 : 오븐 활용 - 유리 병이 박살 나는 사고가 있었다. (탈락)
2차 : 스티로폼 박스와 따뜻한 물을 활용한 방법 - 요거트는 잘 만들어졌으나 위생상의 문제가 염려되었다. (탈락)
3차 : 가스레인지 근처의 잔열을 활용 - 매우 간편하게 잘 만들어졌다. (성공!)
깨끗하게 소독한 유리병에 우유와 요거트 스타터를 넣고 가스레인지 뒤편에 두었다.
특별히 한 건 없다. 그냥 가만히 두기만 했다.
그리고 나는 그냥 평소와 똑같이 가스불을 이용해서 요리를 하고... ^^
하루 반나절이 지난 다음 뚜껑을 열어보니 아주 맛있는 요거트가 완성되어 있었다.
요거트메이커 없이, 전자레인지 없이, 전기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수제 플레인 요거트를 만든 것이다!!
아, 난 이럴 때 엄청난 즐거움을 느낀단 말이지!
앞으로도 이렇게 만들어 먹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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